신재영(27·넥센 히어로즈·사진)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 진출을 원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제구력은 좋았지만 구속이 느렸다. 올 시즌 최고 구속도 시속 139㎞. 투수로서 프로구단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 육성선수로라도 입단하고 싶었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어린 마음에 실망이 컸던 신재영은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다. 미래가 불안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계속된 설득 끝에 마음을 다잡고 단국대에 입학해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졸업후 2012년 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69순위로 NC에 입단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넥센에서 무명의 설움을 떨치고 처음 1군 마운드에 발을 내딛었다.
신재영은 올 시즌 넥센 선발 투수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고민 끝에 신재영을 불펜이 아닌 선발로 내보냈다. 처음 1군에 올랐지만 세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했다.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신재영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투수다. 20⅔이닝 동안 266개의 공을 던지면서 180개의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던졌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피칭이 강점. 방어율 1.74에 볼넷은 하나도 없다.
신재영은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2군에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넥센 이적 후 팔을 더 낮춰 쓰리쿼터에서 사이드암 투구 폼을 몸에 익혔다. 제구력이 좋아졌고 볼 끝의 움직임이 살아났다.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연마했다. 슬라이더는 결정구로 던질 정도로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 됐다.
신재영은 “팀이 잘 돼서 5강에 들었으면 좋겠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인적 목표보다 팀을 먼저 떠올렸다. ‘중고 신인’ 신재영은 더 이상 무명이 아닌 넥센 마운드를 책임지는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무명 설움 떨치고… 신재영 ‘넥센 히어로’ 되다
입력 2016-04-21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