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의 그늘… 부도 협력업체 직원 자살

입력 2016-04-21 18:40
“후세에 엄마가 내 자식으로 태어나면, 그동안 엄마한테 받아왔던 사랑 이상을 베풀게요. … 미안해요.”

조선업이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 부도난 조선업 협력업체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1일 광주 북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8시20분쯤 A씨(37)가 북구의 어머니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 광양의 한 업체에서 일하던 그는 두 달 전 회사가 부도나면서 실업자가 된 뒤, 어머니 집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취업하거나 다른 직업을 구하려 했지만 조선소에서 힘든 샌딩작업을 하다 다친 허리 통증이 악화되면서 그것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용차 안에서 발견된 수첩에는 그가 야산과 차 안에서 두 차례나 목숨을 끊으려 했던 상황이 드러났다. 또 수첩에는 자신을 발견하면 어머니에게 연락해 달라는 내용과 함께 “후세에∼ 미안해요”라고 어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적혀있었다.

경찰은 회사에서 다친 허리 때문에 고생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