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VR의 세상’ 활짝… 삼성, 기어 360 4월 22일부터 시판

입력 2016-04-22 04:02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파트너사인 삼성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6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올림픽 다큐멘터리 ‘어 파이팅 챈스(A Fighting Chance)’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모간 네빌, 복싱 선수 예니비어 구일린 베니테즈, 마라톤 선수 셰포 마티벨리(왼쪽부터)가 삼성전자의 기어VR을 통해 다큐멘터리 하이라이트를 감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기어 360. 삼성전자 제공
페이스북을 비롯한 전 세계 IT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가상현실(VR)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토대가 마련됐다. 사용자가 직접 360도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가 판매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VR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현장감을 제공하긴 하지만 콘텐츠가 빈약해 사용자를 붙잡아두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게 되면 VR에 대한 접근성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10시부터 360도 카메라 기어 360(사진)을 사전 판매한다. 딱 360대만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한다. 구매자에게는 기어VR과 보조배터리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29일 공식 출시할 예정인데, 출시에 앞서 이벤트 성격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기어 360은 제품 앞뒤에 180도 화각으로 촬영이 가능한 2개의 어안 렌즈가 장착돼 있다. 2개의 렌즈가 찍은 이미지를 합쳐 360도 사진과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듀얼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초고화질(UHD) 영상과 최대 3000만 화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LG전자도 G5 출시와 함께 360 캠을 판매 중이다. 360 캠도 앞뒤에 2개의 렌즈를 장착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다. 360 캠은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한 것이 장점이다.

기어 360과 360 캠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구글 스트리트뷰, 유튜브 등에 올려서 공유할 수 있다. 사용자끼리 VR 콘텐츠를 함께 보면서 VR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VR 콘텐츠가 올라와 있긴 하지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업체에서 제작한 영상 위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직접 VR 사진과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 2000년대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열풍처럼 VR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는 전문가용 VR카메라 ‘오조’를 내놨고, 액션캠 업체 고프로는 6대를 묶어서 360도 카메라로 쓸 수 있는 장비 ‘옴니’를 선보이는 등 360도 카메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VR 기기 시장 규모는 8억9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87%가 기어 VR처럼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기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PC 기반의 VR 기기가 게임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VR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3위인 화웨이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P9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VR 기기를 공개했다.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화웨이는 4000편의 영화, 40개의 게임, 350개의 360도 사진 등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