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살 나이에 사모가 됐습니다. 1971년이었죠. 남편(김운곤 군산 임피교회 목사)의 첫 부임지가 경기도 광주군 실촌면 신대리교회입니다. 지금은 광주시 곤지암읍입니다. 신대리교회는 12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역사교회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목회자 청빙도 쉽지 않은 작은 시골교회였습니다. 젊은 전도사들의 이동이 잦아 김광수(98) 당시 장로님께서 설교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죠.
김 장로님을 포함한 교인들이 저희 부부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새벽기도가 살아있는 교회였습니다. 어느 새벽기도회 때 남편이 외출 중이라 장로님이 인도했습니다. 그때 한점순 권사님이 “예수님이 지금 오셔서 장로님 머리 위에 안수하신다”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성령이 임하신 거죠. 그 뜨겁던 기도회를 평생 잊지 못합니다.
성령 충만은 이어달리기처럼 이어졌죠. 주일학교 학생이 아버지 주머니에서 돈을 훔쳤다고 고백하면 그 부모가 놀라 교회에 와서 기도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교회로 와서 기도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동네 분들은 교회 종소리를 듣고 교회에 처음 나오시곤 했죠. 예배 시작마다 자리가 좁아 “조금만 앞으로 당겨주세요”를 청해야 했습니다. 교회 건축 작정 헌금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데 남편이 공군 군목으로 입대해 신대리교회를 떠나야 했습니다. 교인들은 버스정류장까지 나가 울며 배웅을 했죠. 저는 그 교회에 남아 혼자 해산을 해야 했고요. 교인들이 돌아가며 밤마다 저를 돌봐주었습니다. 부엌에 나무가 산더미 같이 쌓이곤 했습니다. 어린 사모가 혼자 남았다고 얼마나 안쓰러워하던지…. 교회를 이끌던 김 장로님이 백수를 앞두고 있습니다. 친정아버지 같으셨죠. 정정하신 요즘 김 장로님 사진입니다. 신대리교회는 천국의 모형이었습니다. 예수님이 함께하셨습니다.
◇약력=△한신대 △군산 임피교회 사모 △군산 대복교회 담임목사
[사진, 話하다] 스물넷 사모의 첫 부임지 교회
입력 2016-04-21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