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 오후 5시30분쯤 2호선 충정로역 4번 출구 앞 도로. 차량형 GPR을 이용해 도로하부 동공(洞空·비어있는 공간)탐사를 하던 서울시 탐사팀이 시청방향 2차로 밑에 있는 함몰 직전의 동공을 발견했다. 동공은 가로 1.6m, 세로 1.5m에 깊이가 1.5m였고 포장층 두께가 5㎝에 불과했다. 함몰 직전이라 탐사팀은 안전조치를 취하고 도로관리 부서에 연락해 즉시 긴급보수토록 했다. 무방비 상태에서 함몰됐을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조기 탐사로 예방한 것이다.
서울시내 도로에는 함몰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동공이 서서히 자라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도로함몰이 57건 발생했고 올해도 3월까지 10건이나 된다.
동공은 노후 하수관로 누수로 도로 밑 흙이 쓸려나가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서울에는 정비가 필요한 노후 하수관로가 889㎞나 돼 동공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
서울시는 종로·강남·송파·용산·중구·구로 등의 주요 간선도로 48㎞ 구간에 대해 차량형 GPR탐사를 실시해 최근 4개월 동안 105개의 동공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GPR(Ground Penetrating Rader)는 전자파를 지표에 투과해 지하의 빈 공간 형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레이더 장치다.
시는 지난해 2월 발생한 용산역 앞 도로함몰을 계기로 지난해 7월 일본 업체 등과 협력해 차량형 GPR탐사를 국내 최초로 실시했다. 국내업체들의 차량 GPR 시운전과 동공 분석훈련을 거쳐 12월부터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됐고 4개월 만에 105개의 동공을 찾아냈다.
시는 이 중 함몰 우려가 높은 A급 동공 61개는 이달 중 복구하고 B급 동공 35개는 5월 말까지 조치할 계획이다. 함몰 가능성이 낮은 C급 동공 8개는 동공 연구 등을 위해 일정기간 관찰한 후 복구한다.
시는 올해도 차량 GPR탐사 추가 용역을 진행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연말까지 총 300개의 동공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올해 246㎞를 추가 발주하는 등 도로함몰 개연성이 높은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3년마다 주기적으로 동공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올해 2481억원(국비 500억원, 시비 1918억원)을 투입해 노후 불량하수관 227㎞를 개량하는 등 2018년까지 노후불량 하수관로를 모두 정비하기로 했다.
김준기 안전총괄본부장은 “도로하부 동공탐사 용역을 본격적으로 실시해 도로함몰 발생 전 원인을 제거하는 선제적 대응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싱크홀 폭탄’… 서울 도로밑 ‘洞空’ 105개 찾았다
입력 2016-04-20 22:00 수정 2016-04-20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