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비둘기파 대거 입성 불구 2분기말에나 금리인하?

입력 2016-04-20 21:38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중 새로 임명된 4명이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당초 관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통화정책방향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옮겨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된 데다 새 금통위원들의 적응기간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시기가 2분기 말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임 금통위원 4명은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다. 이 중 한은에서 추천한 이 원장을 제외한 3명은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정부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특정 인사의 성향만으로 새로 꾸려질 금통위의 방향을 가늠하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가 19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은 재정·구조조정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과 함께 ‘기준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고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비둘기파적 발언을 동시에 하면서 시장에서는 인하 시기가 당초보다 늦춰질 것으로 본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20일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겠다고 한 만큼 5∼6월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걸로 본다”며 “타이밍의 조건은 환율 흐름과 정책공조 여부인데 지금과 같은 원화 강세(수출경쟁력 악화 등으로 금리인하 압력이 커짐)가 이어지고 정부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다면 한은도 마냥 손놓고 있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한은 총재의 입장 등을 고려할 때 1∼2개월 정도는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상반기 성장률 윤곽이 잡히는 2분기 말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7% 포인트 떨어진 1.474%로 장을 마감하며 기준금리(1.50%)를 밑돌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0.034% 포인트 하락한 1.804%로 장을 마쳤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