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계파 ‘두마음’] 비박 ‘쇄신’ 말하지만… ‘인물’ 못 찾아 당권 경쟁서 밀려

입력 2016-04-20 21:47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그런데 당 수습과 혁신을 요구하는 세력이 주로 비박(비박근혜)이다 보니 결국 ‘기승전친박(친박근혜)탓’으로만 흐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소리는 큰데 정작 내세울 인물이 없어 당권 경쟁에선 친박에 열세란 분석도 있다.

김세연 김영우 이학재 황영철 의원 등 8인이 주도하고 있는 새누리당혁신모임(새혁모·가칭)은 비박계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김재경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비대위는 위기관리형이 아닌 혁신형으로 구성돼야 한다”며 이들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무성 전 대표 외에 비박 중 선수가 가장 높은 정병국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후방에서 의견을 전달하고 필요한 게 있다면 조언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총선 참패 원인으로 “대통령 측근 세력의 독선, 무기력한 당 체제, 당청 불통”을 꼽았다. 여기에 범친박인 정우택 의원도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잘한 것”이라며 “빨리 당선자 모임을 갖고 총의를 모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지금 추세라면 새혁모로 상징되는 쇄신파는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원유철 비대위’ 카드도 무산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원내대표 경선이든 전당대회 출마든 표 대결을 하려면 이들부터 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명분도 있다. 황 의원은 “총선에서 무참히 패배한 지금의 위기를 쇄신 기회로 삼지 않으면 새누리당에 미래는 없다”며 “더 이상 친박 패권주의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비박 내에서 당 대표 감을 찾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정병국 의원은 “당을 바로세우는 데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당대회 출마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주변에선 원내대표 추대설이 흘러나온다. 5선이 된 심재철 의원은 당 대표를 하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4선 그룹인 나경원 이군현 의원 등은 원내대표를 더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