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정민 부자(父子)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나란히 지휘봉을 잡았다.
정명훈(63)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라스칼라 필하모니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K.550과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지휘했다. 셋째 아들 정민(32)은 라스칼라 아카데미의 청소년을 위한 오페라 ‘마술피리’를 지난 12일에 이어 22일 지휘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세계적인 극장 무대에 잇따라 오르는 것은 클래식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명훈은 라스칼라 필하모니와 함께 헝가리 부다페스트, 체코 프라하, 이탈리아 밀라노와 피렌체 등에서 투어를 가지는 일정이다. 정민은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2∼3회 마술피리를 지휘하고 있다. 정명훈은 6월 18일∼7월 8일 라스칼라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지휘도 맡았다.
세계적인 거장 정명훈의 뒤를 이어 정민도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정민은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 시절부터 지휘를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틈틈이 레슨을 받았던 그는 2007년 부산 소년의집 알로이시오 관현악단을 지휘하며 공식 데뷔했다. 이후 디토 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단 등 크고 작은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를 지휘했다. 2013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일본 등 국제무대에도 진출했다. 그는 현재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정명훈·정민 부자, 伊 라스칼라 극장서 나란히 지휘봉 잡았다
입력 2016-04-20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