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뛰는데… 어! 與 대권주자는 어디 갔지?

입력 2016-04-20 18:38 수정 2016-04-20 21:45



새누리당의 완패로 끝난 20대 총선 후 실시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여권 인사들의 지지율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이 동시에 상승하며 ‘2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국민일보와 리얼미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중 ‘여권 차기 대선 후보군 가운데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지지하는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 33.7%가 ‘지지 후보가 없다(기타 포함)’고 답했다. 지지 후보를 유보한 응답은 지난달 조사(24.1%)보다 9.6% 포인트 늘었다. 반면 야권 후보군 중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4.7%에 그쳤다.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선두 자리를 지켰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지지율은 10.7%로 전달(19.3%)보다 무려 8.6% 포인트 빠졌다.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유승민 의원도 지난달(18.7%)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17.6%를 기록했지만 하락 폭이 적어 김 전 대표를 제치고 여권 주자 중 1위를 차지했다. 서울 종로에서 더민주 정세균 후보에 패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도 지난달(11.1%)에 비해 0.9% 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여권 지지층(무당층 포함)의 오 전 시장 지지율은 지난달(20.0%)보다 4.1% 포인트 올랐다. 유 의원도 여권 지지층 지지율이 전달(5.2%)보다 소폭 상승한 6.4%를 기록했다. 유 의원은 야당 지지층에서 23.7%의 지지를 얻었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10% 이상 지지를 받았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20일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하면서 여권 주자들도 타격을 입었다”며 “다만 유 의원은 야권 지지층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어 지지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더민주 문 전 대표는 국민의당 안 대표와의 격차를 지난달보다 더 벌렸다. 문 전 대표 지지율은 지난달(26.4%)보다 4.3% 포인트 상승한 30.7%를, 안 대표는 지난달(19.9%)보다 3.8% 포인트 오른 23.7%를 각각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야권 지지층(무당층 포함) 사이에서도 41.5%의 지지를 얻어 안 대표(23.4%)에 크게 앞섰다. 다만 안 대표는 대구·경북(20.6%)과 호남(32.7%)에서 각각 18.1%와 28.2%의 지지율을 기록한 문 전 대표에 앞섰다. 여권 심장부인 대구에서 여당 후보를 꺾은 김부겸 당선인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0.7% 포인트 상승한 9.9%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8∼19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