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활동했던 동료들 다 잃고 혼자 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울먹였다. 4·13총선에서 ‘텃밭’ 광주·전남에서 홀로 당선된 터다. 지켜보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누군가 “힘내세요” 소리치자 박수가 쏟아졌다. 이 의원은 “반드시 야권의 심장 광주·전남을 되찾아 오겠다”며 낮은 목소리로 다짐했다. 총선에서 승리한 당으로 보기 어려운 숙연한 분위기였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국회의원 당선자 대회는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손혜원 당선인이 표창원 당선인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최인호 당선인을 꼭 안았다. 진선미 의원은 웃으며 진영 의원과 악수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곳저곳 부산 연제에서 당선된 39세 김해영 당선인을 소개하며 연신 ‘최연소’라고 강조했다. 처음 국회의원이 된 김병관 당선인은 6선에 성공한 문희상 의원을 보고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당선인들이 모여 “정권교체 파이팅”을 외친 후 김 대표가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선거 때 유권자에게 약속했던 것을 다시 회상하면서 1년 이상 더 노력하면 기필코 정권창출이 가능하다”며 당선인들을 격려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제 야권끼리의 연대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당선인들은 각자 자신을 소개하며 소회를 밝혔다. 당초 공천 탈락했다가 구제된 문 의원은 “죽었다가 살았다, 천당갔다 지옥갔다 바빴다”며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비서관에서 ‘불명예’ 퇴직 후 식당을 연 조응천 당선인은 “음식 서빙하다가 두 달 반 전에 입당했다.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더민주에 입당한 진영 의원은 “입당한 지 오늘로 딱 한 달 됐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총선에서 이겼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송영길 당선인은 “당선인사 나가보면 (지역구는) 나를 찍었지만 당은 3번 찍었단 사람이 태반”이라며 “국민이 국민의당을 통해 우리에게 반성 메시지를 줬다”고 했다. 오제세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는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 개인플레이, 계파 다 버리고 집권·수권할 때까지는 팀플레이하자”며 제언했다.
당선인 소개가 끝나자 최운열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상황실장이 경제 공약을 설명하며 민생과 경제를 강조했다. 당선인들은 ‘양극화를 심화시킨 낡은 성장론’ ‘한반도 불안을 조성한 낡은 안보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낡은 이념론’과 결별하겠다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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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0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