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의 아시아판 행사가 20일 중국에서 열렸다. IFA를 주관하는 메세베를린(베를린박람회)과 GFU(독일가전통신산업협회)는 이날 중국 선전 컨벤션센터에서 CE차이나를 개최했다. 지멘스와 보쉬 등 독일 업체들과 알리바바 아마존차이나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을 포함해 11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급속히 커지는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을 교두보 삼겠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참가하지 않았다.
중국 업체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러스왕(LeTV)이었다. 2004년 설립된 중국 러스왕은 동영상 스트리밍·콘텐츠 제조업체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TV, 스마트자전거, 헤드셋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디지털 기기 제조회사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러스왕은 이날 오후 스마트폰 ‘러맥스’ 시리즈 신제품도 공개했다. 러스왕 관계자는 “우리는 샤오미보다 좋은 제품을 선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마트기기와 콘텐츠뿐 아니라 부동산과 금융 분야 등까지 진출한다는 ‘러스왕 생태계’ 설명이 부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유아용 웨어러블 기기인 키즈워치의 중국 내 ‘톱3’ 중 하나인 웨얼컴(wherecom)도 참가했다. 이 업체는 두 달에 한 번 신모델을 출시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지거나 유명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제품도 넘쳐났다. 중국 업체 ‘도도’는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가상현실(VR) 기기를 만들었다”며 신제품을 공개했지만 VR 시연에는 실패했다. 이밖에도 애플 아이폰 애플워치, 삼성전자 갤럭시S7 기어S2 등과 유사한 디자인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내세운 업체도 다수였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CE차이나에 등장했다. ‘블럽’은 오래된 가스레인지에 모듈을 부착하면 디지털 가스레인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무선인터넷 연결은 물론 스마트폰 제어, 터치패드 등을 장착할 수 있어 기존 중국 가스레인지를 이용하던 6000만 고객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알리바바 전시관 한쪽에는 국내 업체 ‘휴롬’이 과일과 채소 등을 갈아 주스로 만드는 주서를 소개하며 시연에 나섰다.
선전=글·사진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아시아판 IFA ‘CE차이나’ 개막
입력 2016-04-20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