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이 19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중심가에서 아프간 정보기관 등 국가 보안시설을 총기와 자살폭탄 테러로 공격했다. 최근 수년간 카불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중 하나인 이날 사건으로 최소 28명이 숨지고 327명이 다쳤다. 탈레반은 지난주 ‘춘계 대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전 8시50분쯤 카불 시내 풀리 마흐모드 칸 지역의 국가안보국(NDS) 건물 앞에서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폭발했다. 이후 건물 진입을 시도하는 무장괴한들과 치안 당국 사이에 3시간가량 총격전이 벌어졌다. NDS는 요인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대통령궁, 국방부, 내무부 청사는 사건 발생 장소에서 1.5㎞가량 떨어져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중국 등 각국 대사관과 북대서양조양기구(NATO) 사무실도 근처에 있지만 테러의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인근 상점과 사무실의 창문, 입구가 날아 갈 정도로 폭발 강도가 셌다.
아프간 정부와 내전 중인 탈레반은 사건 발생 직후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탈레반은 자살폭탄 테러와 정부군·외국군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는 ‘춘계 대공세’를 선언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무고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다. 이번 공격은 탈레반이 아프간군과의 전면전에서 패배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프간 정부는 미국 등과 함께 탈레반을 상대로 평화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모든 외국군의 철수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응하지 않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아프간서 수년래 최악 폭탄테러… 탈레반, 카불 국가안보국 노려
입력 2016-04-19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