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을 빌려주겠다고 접근해 각종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생활·사업자금을 필요로 하는 ‘40대 남성’이 주로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올해 1∼3월 발생한 전체 보이스피싱 사건 3680건 중 2932건(79.7%)이 대출사기형이라고 19일 밝혔다. 나머지 748건은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돈을 입금하게 하는 ‘기관 사칭형’이다.
은행, 캐피털(할부금융)업체,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대출사기형은 상대의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주민등록번호, 직업, 대출상담기록 같은 개인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해 온다. 이런 정보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나 전직 대부중개업자로부터 사들인다.
전화를 걸어 “특별 대출상품이 출시돼 승인이 가능하다. 신용조정비용 300만원을 입금하면 대출이 실행된다”는 식으로 속인다. 사기범들은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골라 접근한다.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은 ‘맞춤형 범죄’이기 때문에 걸려들 확률이 높다. 피해자는 연령별로 40대 31.4%, 30대 25.2%, 50대 24.8% 등이었다. 성별로는 남자(59.6%)가 여자(40.4%)보다 많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보이스피싱 ‘대출사기형’으로 진화… 저신용자·다중채무자 골라 “급전 빌려줍니다”
입력 2016-04-19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