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문·이과 경계를 넘어 흥미와 진로에 맞는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골라 듣게 된다. 학교가 학생 수요에 따라 시 창작, 영화의 이해, 반려동물 관리 등 다양한 과목을 자율적으로 개설하고 수강 인원이 적으면 인근 학교들과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용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전성시대’ 사업 일환으로 오는 2학기부터 일반고에 ‘개방-연합형 종합 캠퍼스 교육과정’을 시범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 대학 진학에 뜻이 없거나 기존 과목에 흥미가 없어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들이나 진로를 위해 심화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이 각기 입맛에 맞는 과목을 찾아 듣게 하자는 취지다.
우선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 시범학교를 지정하고 진학에 초점을 맞춰 구분한 문·이과 계열의 수업을 넘어 보통교과 중심, 예체능교과 중심, 직업기능 중심 등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최소 5개 과목 이상(15단위 이상)을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선택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일반고와 자율형사립고들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인데 이를 일반고 전체로 확산해 2018학년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인 문·이과 통합, 개인별 맞춤 교육과정을 미리 현장에 보급하는 셈이다.
수업시간과 휴식시간을 조절해 운영하는 ‘블록타임 수업’과 문·이과 구분 없는 ‘무계열 학급’이 시행될 예정이다. 국어 영어 수학 등 필수과목은 일부 학기에 집중 이수하고 나머지 학기에는 원하는 수업만 듣는 것도 가능해진다.
강사와 학생 수요 문제로 개설하기 힘든 과목은 인접 학교들이 함께 운영하는 ‘권역별 학교 연합형 선택교육과정’도 도입된다. A고등학교가 ‘마케팅’을 개설하면 수강을 원하는 주변의 B, C고 학생들이 A고로 이동해 수업을 듣는다. A, C고 학생이 B고의 ‘환경과 녹색성장’ 과목을 들을 수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학기부터 시범 권역을 지정 운영하고 내년에 이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학입시가 학생부종합 전형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단계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일반고 선택과목 문·이과 벽 넘어 배운다
입력 2016-04-19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