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독수리·사자 ‘동병상련’… 주전들 줄부상에 초반 성적 하락

입력 2016-04-19 19:21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동병상련이다.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사령탑들의 마음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한화는 시즌 초이지만 ‘압도적’ 꼴찌다. 18일까지 2승 11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우승후보로 손꼽혔지만 수준 낮은 경기력을 선보이자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이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일부 코치의 월권행위 의혹, 투수코치와 운영팀장 교체 등 내우외환도 겹쳤다.

한화 추락의 시작은 주전 부상이다. 한화는 1∼4선발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있다. 괴물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10승 투수 안영명, 한화의 미래 이태양,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가 아직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송은범과 김재영, 김민우 등 대체 선발 자원은 3회를 못 버티고 무너지기 일쑤다. 중간에선 송신영이 여전히 재활 중이다. 이 때문에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지난 14일 두산전에선 구원으로 나온 송창식이 4⅓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져 12실점해 벌투 논란이 벌어졌다. 장민재가 13경기 중 9경기, 김경태가 8경기에 나왔다. 안방마님 조인성은 13일 두산전에서 베이스러닝을 하다가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다.

김 감독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14일에는 경기도중 현기증을 느껴 응급실에 후송되기도 했다.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원래도 4월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며 “5월에는 로저스가 올 것이다. 앞으로 하나하나 정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윤규진과 심수창이 복귀했다는 점이다. 심수창은 19일 롯데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지난 4년 간 최강으로 군림했던 삼성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삼성은 투타의 핵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주장 박한이는 12일 NC전에서 왼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정밀검진 결과 무릎 연골 손상 판정을 받은 박한이는 약물치료와 수술 사이에서 고민하다 수술대에 올랐다. 박한이는 5월 말이나 6월 초가 돼야 복귀가 가능하다. 중심 타선의 아롬 발디리스와 이승엽도 각각 아킬레스와 허리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에이스 역할을 했던 차우찬은 가래톳 부상으로 지난 14일 1군에서 말소됐다. 허리부상으로 최근 복귀한 장원삼은 제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 17일 두산전에 선발로 나왔지만 5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설상가상으로 불펜의 한 축인 우완 사이드암 심창민도 18일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가뜩이나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주전들의 부상이 겹치며 삼성은 6승 7패로 5할 승률을 거두지 못하고 7위에 머물러 있다.

류중일 감독은 “부상은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더는 부상자가 안 나와야 한다. 남은 선수들이 잘 버텨줘야 한다”고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