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8일 비대위원장 퇴진 요구를 “총대를 멨다”는 말로 일축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총선 참패를 수습할 통합과혁신위원회(가칭)를 신설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당내 반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우여곡절 끝에 오는 22일 ‘원유철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계파 간 불협화음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고 이 자리를 하고 싶겠느냐”며 “내가 손을 놓으면 당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불가피론을 폈다. 그는 원내대표단 오찬 모임에서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대위원장 퇴진 기자회견을 했던 이학재 황영철 오신환 의원 등과는 19일 만찬 회동을 갖고 직접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황 의원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회동엔 김영우 하태경 박인숙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 비토 기류는 여전했다. 정두언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권력을 위해 입안의 혀처럼 군 사람이 그(원 원내대표) 사람인데 그래 갖고 새누리당에 뭘 기대하겠느냐”고 맹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는 22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위원장 임기와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참패의 원인이 계파 갈등이었던 만큼 이를 해소할 통합과혁신위원회와 인공지능 같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국가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미래전략위는 선거 유세를 지원했던 ‘알파원’(원 원내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을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당장 비박(비박근혜)계는 “책임질 사람이 위원회 구성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한 의원은 “전당대회를 겨냥한 세력화”라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원유철 “총대 멨다”… 비대위장 퇴진 요구 일축
입력 2016-04-18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