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부족 극심한 구마모토 “HELP·SOS”

입력 2016-04-18 21:59 수정 2016-04-18 23:28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아소 지역의 한 주유소에 18일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 서 있다. 이재민들이 여진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차량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일본 구마모토현과 인근에서 2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한꺼번에 발생해 극심한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를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했다.

NHK방송은 18일 대부분 이재민은 여진의 우려 때문에 집에 들어갈 수 없어 임시시설에 머물거나 자동차 안에서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지역이 방대하고 비축물자도 부족해 많은 사람이 구호물자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 먹을 게 없어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이재민은 구조헬기에서 볼 수 있도록 빈터에 나무막대와 의자로 ‘HELP' ‘SOS’ 등의 글씨를 써놓았다. 며칠간 지속된 자동차 생활 때문에 ‘이코노미석 증후군’(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생기는 심신 불안정 상태)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사정은 이렇지만 철도와 도로가 끊겨 구호물품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부터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국 해병대 수송기 오스프리의 수송 지원을 받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구마모토에서 16일 새벽 붕괴된 집에 깔렸던 일가족 5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라인’(Line·네이버가 일본에서 만든 메신저)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고 NHK는 전했다. 마시키마치에 사는 니시무라(47)씨 가족은 장남(19)이 라인으로 지인에게 구조요청을 했고, 지인이 소방서에 연락해 1시간 만에 구출됐다.

지난 16일 오후 7시(한국시간 17일 오전 9시) 에콰도르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강진(규모 7.8)으로 인한 사상자도 급증했다. 지금까지 최소 350명이 숨지고 2500명이 다쳤으며 1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구조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상자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인 1만명과 경찰 3500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장비가 부족해 맨손으로 구조활동이 이뤄지는 곳도 많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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