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달 초 이란 국빈방문을 앞두고 현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국내 산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특히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와 건설업계가 직접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의 국영 석유·화학·가스 회사들이 현재 각종 발주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추진 중에 있거나 계획한 대형 프로젝트만 30개가 넘는다. 이 중 올해 발주가 계획된 사업은 10개 정도다. 이란산 원유 수출의 확대로 늘어나는 원유와 가스를 운반하기 위한 탱커선 및 가스선의 발주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노후화된 정유·가스 생산 설비와 선박들도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올해 가스 및 원유 관련 설비의 발주액은 총 80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조선 3사의 지난해 수주액이 261억 달러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업계 입장에선 이란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18일 “우리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란 내 수주전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올해 초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자 바로 현지 진출을 준비했다. 이란은 2000년대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텃밭이었다. 2009년에는 25억 달러를 수주하는 등 전체 해외수주 국가별 순위에서 6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나 2010년부터 경제제재로 수주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란은 국가정비에 필요한 토목·건축 부문의 인프라 시설공사를 대거 발주할 계획이다. 한때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중동 제2의 경제대국이었지만 오랜 경제제재로 기반시설이 낙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 현지에서 과거 우리 건설사들의 평판이 좋았다”며 “대규모 건축·토목 공사가 발주되면 우리 건설업체들의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1조4000억원 규모의 가스탈황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계약을 해지해야 했던 GS건설은 이란 수주시장이 침체된 해외건설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프로젝트가 많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이라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화건설도 이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이란에 대한 자동차 수출 물량은 2010년 2만3000대 규모였다. 철강·기계·해운 분야도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수출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밖에 코트라는 이날 서울 서초 사옥에서 이란 시장 진출 설명회를 개최하고 보건의료, 전력 기자재 등을 유망 진출 품목으로 꼽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이란發 훈풍 분다” 조선·건설업 반색… 박대통령 내달 국빈 방문
입력 2016-04-18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