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수도권 민심 기쁘면서도 두려워”

입력 2016-04-18 22:01
진영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김종인 비대위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왼쪽부터)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8일 “원내 1당이 되는 데 크게 역할을 해주신 수도권 민심에 대해 나름대로 기쁘면서도 매우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정부·여당 심판 정서에 기대 ‘어부지리’를 누렸다고 판단해 자세를 잔뜩 낮춘 분위기다. 특히 호남 대패의 ‘후폭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비대위 2기’ 첫 회의를 열고 “표심이 정당에 대해 얼마나 냉혹하게 평가하는지 새삼 느꼈다”며 “표심이 무엇을 뜻하는지 인식해 성원에 보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공약을 나름대로 잘 정립해 입법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권교체의 바탕을 이룰 때까지 비대위원 전원과 함께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은 우리 당에도 변화와 자성을 요구했다. 원내 1당에 올랐다지만 반쪽의 승리”라고 했다. 정성호 비대위원은 “이번 선거는 정부·여당의 오만과 무책임에 대한 심판이기 때문에 우리 승리라고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남 출신 비대위원들은 호남 민심 회복이 가장 큰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춘석 비대위원은 “호남 민심 없이 정권교체는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이개호 비대위원은 “지도부의 사즉생 각오로 잃어버린 심장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25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낙선 인사를 다닐 예정이며 첫 방문지는 광주로 정해졌다. 이개호 위원은 “예정된 지도부의 광주 방문은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당 실무를 총괄할 정무직 당직자도 이날 인선했다. 총무본부장에는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임명됐다. 이언주 의원은 조직본부장을, 박수현 의원은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신임 당직자도 신임 비대위원들과 마찬가지로 중도·온건 성향의 인사로 채워졌다. 6월 말∼7월 초에 열릴 전당대회까지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잡음 없이 이끌어갈 ‘관리형’ 인사들이라는 평가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