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100경倍 밝은 빛으로 세포 실시간 관측

입력 2016-04-18 21:52
우리나라 미래 첨단 과학을 이끌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다.

태양광보다 100경(京)배 밝은 빛으로 관측이 가능해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이나 하나의 분자 수준 단백질까지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신약개발 등 의료 분야와 IT·반도체 소자 등 다양한 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오는 밝은 빛(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 구조와 현상을 관찰하는 데 쓰이는 거대 실험장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2011년 4월부터 건립을 시작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을 지난해 말 완료했으며 지난 14일 레이저 전자총(전자 발생·공급 장치) 시운전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건설 사업에는 국고 4038억원, 지자체 재원 260억원이 투입됐다.

미래부는 “시운전 이틀 만에 설계 성능인 600만 전자볼트(eV·에너지 단위)의 전자빔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600만 전자볼트는 1.5볼트 건전지 400만개 에너지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래부는 올해 안에 전자빔 에너지를 100억 전자볼트까지 단계적으로 높인 뒤 내년부터 신물질·신소재 분석 등 실험 연구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태양광보다 1억배 밝은 반면 4세대는 태양광보다 무려 100경배나 더 밝은 빛을 만들어내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또 관측은 ‘1000조분의 1초(펨토초)’에 이뤄져 기존 3세대(피코초·1조분의 1초)보다 1000분의 1 정도 짧은 시간에 이뤄진다.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순간에 벌어지는 미세한 구조 변화와 현상까지 포착해낼 수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움직이지 않거나 냉동(죽은)세포 등의 분석에 그쳤다면 4세대는 살아있는 세포 활동, 단백질 구조 변화, 화학촉매 반응 등의 실시간 관측이 가능하다”면서 “새로운 과학기술 탐구영역을 선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