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IT, 지진에 흔들

입력 2016-04-18 21:46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연쇄 지진으로 현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관광 산업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반사이익을 논할 시기는 아니지만 사태가 빨리 수습되지 않을 경우 한국 기업 일부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 같은 분석이 작용한 영향으로 18일 기아차와 현대차 주가가 각각 1.87%, 1.65% 상승했고 LG전자도 1.59% 올랐다.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40% 급락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희석 연구원은 “주로 타격을 입은 업종은 자동차와 IT 산업이며, 현 시점까지 자동차 산업의 피해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도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등 주요 업체들의 규슈 지역 완성차·부품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경우 자회사 아이신의 부품 공급 차질로 나고야 완성차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도요타는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을 일본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어 전반적인 실적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소니의 구마모토 이미지센서(CIS) 공장도 조업을 멈췄다. 소니는 CIS 분야 세계 1위여서 구마모토 라인이 정상 가동될 때까지 수급 문제가 발생할 전망이다.

현지 내수산업의 위축과 함께 관광객 수요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규슈 지역을 다녀간 외국인은 280만명에 달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중단으로 한국 기업이 수혜를 누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일본 주요 산업의 공급 체인이 마비된 상태는 아니다. 정희석 연구원은 “실질적 반사이익 여부와 규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IT·자동차 부품이 한국 기업의 것으로 바로 대체되기 어렵고, 현지 관광 수요 위축이 한국의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생산 차질이 한국 업체의 부품 조달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쌍용차는 아이신으로부터 변속기를, LG이노텍은 소니에서 이미지센서를 공급받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