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갈릴리로 가요’ 이민욱 감독 “하나님이 내 심장을 쪼개고 일곱 개 작품 주셨어요”

입력 2016-04-19 19:32 수정 2016-04-20 09:07
‘멀티 프로듀서’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이민욱 감독. 이 감독은 “창작 뮤지컬 ‘갈릴리로 가요’는 혹독한 연단을 통해 나온 작품”이라며 “주님의 영광만이 드러나는 작품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왼쪽 작은 사진은 주연배우 한인수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감독. 이민욱 감독 제공
이민욱(51) 감독은 3년 전 가슴을 가르는 개흉(開胸)수술 끝에 하나님으로부터 7개의 작품을 받았다는 신앙고백을 했다. "하나님이 아픈 제 심장을 어루만져 주시고 작품을 주신 겁니다. 은혜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현재 한국기독교문화예술총연합회 예술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 감독은 기독교 작품으로 연극 '아이 노우 유', 뮤지컬 '아기예수'를 발표한 바 있다. 청소년 뮤지컬 '리틀 맘 수정이' '드림 헤어' 등의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오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창작 뮤지컬 ‘갈릴리로 가요’는 그의 3번째 기독교 작품이다. 한국기독교 문화예술총연합회 주최, 우물가 선교회와 스타트리 커뮤니케이션 공동주관기획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허탈하게 그물만 씻어야 하는 실패와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위로한다. 급변하는 무한 경쟁 환경에서 자칫 선한 싸움의 노선을 잃고 방황하기 쉬운 신앙을 돌아보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이 감독은 깊은 숨을 몇 차례 들이마신 뒤 입을 열었다.

“2013년 가을, 너무 피곤해서 병원에 갔더니 심장의 관상동맥이 3㎜ 정도 되는 것이 3㎝로 불어났지 뭡니까. 의사들도 그렇고 모두 위험하다고 했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전 그저 기도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감독은 절체절명의 순간,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며 힘든 연단의 시절을 보냈다. 시편 103편 1절부터 5절까지 암송하며 수술대에 누웠는데 꿈인지 생신지 알 수 없는 순간을 맞았다고 했다.

“마취가 되고 꿈을 꿨는데 많은 목사님에게 둘러싸여 테이블에 앉아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24시간 내내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지요.”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수술직후 감사하다는 생각보다는 불평불만이 먼저 터져 나왔다고 고백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졌고 살려만 주시면 뭐든 다 한다고 했는데 의식이 딱 드니까 하나님한테 원망부터 들었어요. 육체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왜요. 왜 저한테 이런 시련을 주셨어요’라는 말이 튀어나오더라고요. 그때 하나님이 음성을 들려주셨어요. ‘온전히 쓰려고 그래’라는 말씀이었어요.”

이 감독은 죄송함에 통곡의 눈물을 쏟아냈다. 여기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고 회개기도를 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 앞에 온전히 쓰임 받는 것에 대해 깊이 묵상했다.

이후 그는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선교사가 되기로 결단했고 훈련을 받았다. 기독교 교정선교단체인 ‘우물가선교회’로부터 2013년 11월 평신도 선교사의 직분도 받았다. 이 감독은 영·육간에 새 생명을 얻었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몰두했다. 그의 달란트는 작품을 쓰고 연출하는 일, 문화 사역이었다. 2년간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사무실에서 성경을 읽고 희곡 쓰기에 몰두했다. 그렇게 총 7개의 작품을 써내려갔다.

이 감독은 ‘아기 예수’ ‘마리아 마리아’ ‘루포의 시대’ 등을 연이어 써 내려갔다. 그 중에서 ‘아기 예수’는 2014년 크리스마스 때 발표했고 ‘갈릴리로 가요’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

뮤지컬에는 기존의 성극에 자주 등장하는 예수가 나오지 않는다. 베드로는 울보, 요한은 철부지, 마태는 악당, 셀롯 시몬은 우유부단. 제자들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독교 문화예술 선교 1세대 배우 한인수 주연으로 이주석 한록수 정나온 최령 등이 출연한다.

성경 속에 없는 가상의 인물도 다수 등장한다. 이 감독은 “깨어진 가정이 회복되고 치유되는 주님의 역사가 녹아 있는 부분도 있다”며 “동네아이들 10명이 소꿉놀이를 하면서 예수님을 흉내를 내고 예수님의 이야기를 퍼트리는 부분도 큰 볼거리”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창작과 재정적인 문제 등 고비마다 무릎을 꿇고 3번의 금식기도를 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을 하는데 배우들과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냅니다. 어려운 과정들이 많았지만 오직 나를 죽이고 주님의 영광만이 드러나는 작품이길 소망합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