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탄핵안 하원 통과 ‘회오리’

입력 2016-04-18 19:30 수정 2016-04-18 21:16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하원 표결 상황을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찬성표가 나올 때마다 환호하며 기뻐했다. 브라질 하원은 찬성 367표, 반대 137표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AP뉴시스

브라질 하원이 17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AP통신은 “하원의 탄핵안 통과로 13년간 브라질을 통치한 좌파 ‘노동자당’의 몰락이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탄핵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이들이 격하게 대치하면서 브라질 정국이 혼돈 속으로 치닫고 있다.

표결에서 하원의원 513명 중 367명이 탄핵에 찬성했고 137명은 반대했다. 나머지는 기권 또는 불참이었다. 탄핵에 필요한 정족수는 전체의 3분의 2인 342명이다.

하원은 투표 결과를 상원에 보낸다. 상원은 다음 달 중순 연방대법원의 탄핵심판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상원의원 81명 중 과반이 찬성하면 심판이 개시되고, 호세프의 직무는 정지된다. 대법원이 최대 180일간의 심판에서 탄핵 추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면 상원은 다시 표결을 한다. 여기서 3분의 2인 54명이 찬성하면 대통령은 탄핵된다.

호세프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숨기기 위해 국영은행의 돈을 끌어다가 마치 경제가 좋은 것처럼 속였다는 혐의(회계부정)를 받고 있다. 아울러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다만 뇌물 혐의는 탄핵안에 포함되지 않은 채 별도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상원의원 44∼47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19∼20명은 반대하며 나머지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브라질 국민 다수가 ‘집권당이 경제를 망가뜨렸다’며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좌파 게릴라 출신에서 최초의 브라질 여성 대통령이 된 호세프는 2011년 같은 노동자당 소속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이어 취임했으며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2018년 12월까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