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66> 할배 인디애나 존스

입력 2016-04-18 17:35
인디애나 존스 1∼4편 포스터

오락영화의 최고 전범(典範)으로 평가되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5편이 2019년에 개봉된다는 소식이다. 감독은 1981년의 1편 ‘레이더스’부터 2008년의 4편까지 모두 만들었던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역시 한 편도 빠지지 않았던 해리슨 포드이다. 그렇다면 포드가 1942년생이니 영화 개봉 시점에 인디애나 존스는 77세가 된다. ‘할배 인디애나 존스’다. 아무리 고령화시대이고 ‘꽃할배’ 전성시대라지만 77살 먹은 ‘액션의 왕자’라니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3편 ‘인디애나 존스와 마지막 십자군(1989)’이 개봉된 지 19년 만에 4편 ‘인디애나 존스와 수정해골의 왕국’이 느지막이 나왔을 때 거기 출연한 포드가 환갑을 훌쩍 넘긴 늙은 모습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며 애처롭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그로부터 10년이 더 지나 팔순을 바라보며 인디애나 존스를 연기하는 포드를 본다는 것은 어쩌면 고문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활력 넘치던 오리지널 인디애나 존스와 해리슨 포드에 대한 소중한 감정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그럼에도 제작자 프랭크 마샬은 요지부동이다. 포드가 연기하는 인디애나 존스가 너무 늙어 보이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디애나 존스는 워낙에 아이콘적인 캐릭터여서 오로지 한 사람의 배우밖에 그 역을 연기할 수 없다. 포드가 슬쩍 얼굴만 비치고 영화 대부분은 젊은 배우를 써서 젊은 날의 인디애나 존스를 연기하게 하는 편법을 쓸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하지만 어림없는 얘기다. 아무리 늙었어도 포드가 존스를 일관되게 연기할 것이고 내용도 4편의 연장선상에 있게 될 것이다. 직접 속편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영화의 특성상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 액션장면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아무리 노익장이라도 젊을 때처럼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기는 힘들 터. 결국은 컴퓨터그래픽 신세를 지지 않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김상온 (프리랜서 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