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이후 최대 규모 여진 발생 횟수도 전례 없어

입력 2016-04-17 21:18 수정 2016-04-18 00:48

구마모토현 지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4일 오후 9시26분 구마모토시에서 발생한 규모 6.5 지진을 시작으로 16일 오전 1시25분에 규모 7.3, 오전 3시55분에 아소 지역에서 규모 5.8, 오전 7시11분에 오이타현에서 규모 5.3의 동시다발적인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전진(前震)부터 17일까지 진도 4 이상 여진(餘震)만 60여 차례 이어졌는데 시간당 여진 발생 횟수도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2000개가 넘는 활단층이 존재하는 일본은 단 한순간도 지진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다. 1923년 관동대지진(규모 7.9∼8.4)으로 최소 14만2000여명이 사망했고, 1995년 한신대지진(규모 7.3) 때는 6434명이 목숨을 잃고 4만3000여명이 부상했다. 2011년 3월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으로는 1만5000여명이 사망하고 2700여명이 실종됐다.

일본 정부는 한신대지진 이후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고베와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한신대지진은 규모면에서 이번 구마모토 지진과 비슷하지만 진앙지에 가까운 고베 시내 등이 붕괴되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가 훨씬 컸다. 이후 일본 정부는 ‘건축물의 내진 개수 촉진법’을 제정하고 특정 건축물의 소유자, 관리자에게 내진 대책을 확보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등 지진피해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 때문에 2005년 8월 미야기현 지진(규모 7.2)이나 2008년 6월 이와테·미야기현 지진(규모 7.2)이 발생했을 때 각각 100여명 부상, 10여명 사망 선에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매년 일본 내 활단층 가운데 주요 활단층 97개에 대해 촉발 가능한 지진의 규모, 30년 내 지진 유발 확률 등을 조사·발표하며 지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구마모토 강진이 발생하면서 ‘규슈 지역에서 150년을 주기로 대형 지진이 발생한다’는 이론에도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규슈 지역은 필리핀판과 유라시아판이 부딪히는 경계에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해 왔다. 1707년과 1854년 각각 규모 8.6과 8.4의 대형 지진이 발생했던 경험을 두고 향후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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