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황사·미세먼지 피해 줄이는 법

입력 2016-04-18 17:51
정승기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교수
최근 대륙풍을 타고 유입된 중국발(發) 황사 및 미세먼지가 자동차배기가스 등 국내 오염물질과 뒤섞이면서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 납 아황산가스 실리콘 등 독성물질이 많아 호흡기계는 물론 혈관계와 면역기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우리가 숨을 쉴 때 콧속으로 들어와 점막을 자극해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가려움증 두통 등을 동반하는 이유다. 후각장애 코답답함 눈물과다 목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눈에도 피해를 주는데, 각·결막 상피세포를 자극해 눈을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는 입자가 너무 작아 비강 섬모, 인두 부위 편도, 기관지 섬모 등 우리 몸의 호흡기계 청정·자정장치를 거침없이 통과한다. 게다가 한번 우리 몸에 들어온 미세먼지는 잘 배출되지도 않는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와 어린이, 비염·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기침 가래의 증가와 함께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특히 COPD 환자가 미세먼지 공격을 받게 되면 병증이 급속하게 나빠지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 황사 및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황사 및 미세먼지가 심할 때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안경과 황사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해 노출 위험을 최대한 낮추는 게 좋다.

귀가 후에는 외투에 묻은 먼지를 잘 털어낸 다음 집으로 들어가고, 바로 얼굴과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도록 한다. 아울러 기도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수시로 마시고 고단백질 위주의 영양식을 먹는 것이 좋다. 침구류는 밖에 널지 않는다.

기름진 돼지고기가 황사나 미세먼지를 씻어내는데 이롭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 고단백질 영양식으로 돼지고기를 먹는다면 몰라도 황사와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돼지고기(삼겹살)를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다.

정승기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