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쌓여가는 재앙의 전조, 지진 대응력 강화해야

입력 2016-04-17 18:18
일본 구마모토현 연쇄 강진은 지진의 상식을 깨뜨렸다. 14일 발생한 1차 지진(규모 6.5)보다 16일 2차 지진(규모 7.3)의 강도가 훨씬 셌다. 강한 본진(本震) 이후 여진(餘震)이 이어지는 패턴을 벗어났다. 일본 당국은 1차를 전진(前震), 2차를 본진으로 규정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이런 ‘전진·본진형’이었다.

2차 지진이 진짜 본진인지도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더 큰 본진이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서 잇따른 세 차례 지진은 단층대가 다른 별개의 지진이었다. 이런 ‘도미노’는 관측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동시에 태평양 건너 에콰도르를 강타한 강진은 ‘불의 고리’ 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찮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진은 한 나라가 감당할 수 없는 재앙임을 우리는 아이티, 쓰촨 등지에서 충분히 목격했다. 재외국민을 돕는 수준에서 벗어나 일본과 에콰도르의 피해 복구를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인도적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고, 그 경제적 여파는 우리에게도 찾아올 것이기에 그렇다. 한반도가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생각은 깨끗이 지워야겠다. 구마모토 지진은 우리나라 수도권까지 흔들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도 약 240회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3.0 이상은 연평균 9회, 5.0 이상은 6년에 한 번꼴로 찾아온다.

1988년부터 건축물 내진설계를 강화했지만 아직도 내진 건물은 34%에 불과하다. 민간 소유 건물이 특히 취약하다. 마침 정부의 지진방재대책개선추진단이 꾸려져 있다. 기존 건물에 내진 기능을 보강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지식은 지진이 날 때마다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측정치에 큰 오차가 발생하고, 2월 금산(규모 3.5), 1월 김천(3.0), 지난해 12월 익산(3.5)의 지진이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반도 지진 구조를 연구하는 지질종합 조사에도 재원과 인력을 대거 투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