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배숙 <1> 회개·묵상으로 인내한 4년… ‘선거 승리’ 영광 주셔

입력 2016-04-17 17:52
전북 익산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국민의당 조배숙 후보가 지난 13일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4·13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전북 익산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4년 전 19대 총선 때는 당내경선에서 탈락했다. 준비를 많이 했지만 상대가 여성 정치신인에게 주어지는 20%의 가산점을 받음으로써 고배를 마셨다. 지역에서 두 번 국회의원에 당선돼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뛰었지만 나의 부족함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스스로 낙심하기도 했지만 지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해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하루는 갑자기 누가 뒤에서 “의원님!” 하고 불렀다. 이제 국회의원이 아닌데 누가 나를 의원이라고 부르나 뒤돌아보니 전혀 모르는 여자 분이었다. “의원님, 아유 왜 떨어졌어요. 저도 찍었고, 꼭 되실 줄 알았는데…. 다음에 꼭 나오세요. 제가 꼭 찍어드릴게요.” 내 손을 꼭 붙잡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아! 시민들 중에 나를 이렇게 지지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며 마음속 상처가 치유됐다. 힘도 얻었다. 그날 저녁 나는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잘못을 뉘우치고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 바쁜 정치 일정으로 기도를 소홀히 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했다. 앞으로는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보고 더 많은 기도와 말씀묵상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마음을 다잡고 4년 뒤를 기약하면서 지역을 떠나지 않고 구석구석을 누비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서민들은 경제가 어려워 힘들어 했고 아들·딸, 손자·손녀들 취직이 안 된다고 걱정이었다. 농민들은 농산물 값 폭락이나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어렵다고 호소하며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가슴이 아팠다. 이분들도 하나님을 알게 해서 소망을 드리고,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뒤 많은 정치적 동지들이 현역 국회의원 쪽으로 떠났다. 그런데도 나를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남아준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 이분들과 함께 지역을 누비며 활동을 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항상 하나님께 기도했고,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모든 일들이 원만히 해결됐다.

작년은 호남과 야당에겐 어려운 시기였다. 나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해 신당인 국민의당에 몸을 실었다. 공천을 받긴 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4년 전에 경쟁했던 전정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되자, 국민의당에 입당해 나와 다시 경선을 하게 된 것이다. 재대결에서는 당당하게 승리했다.

공천이 확정된 뒤에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더민주당이 익산갑 경선에서 패배한 한병도 후보를 익산을에 전략공천한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고 지난 13일 선거에서 나는 46.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 과정에서 익산지역의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기도하며 힘을 모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4년간 외롭고 어렵고 흔들릴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시고 도움 받게 해주시고 길을 열어주시고 인도해 주셨다. 제20대 국회에선 하나님께서 주시는 소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감당해야 될 일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노력할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약력=△1956년 전북 익산 출생 △남성여중·경기여고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22회 △한국 최초 여검사(서울지검) △서울고법 판사 △여성변호사회장 △제16·17·18대 국회의원 △익산 성산교회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