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모태펀드 지원받은 기업, 매출 늘고 고용 안정 ‘일석이조’

입력 2016-04-17 22:14
2007년 설립된 농수산 유통업체 ‘산과 들에’는 2011년 이후 운영자금 부족으로 곤경에 처했다. 이때 농식품모태펀드가 나섰다. 농식품모태펀드 투자사는 향후 성장가능성을 고려해 ‘산과 들에’에 2012∼2013년 두 차례 2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각종 경영컨설팅을 실시했다. ‘산과 들에’ 매출은 농수산모태펀드 지원 직전인 2011년 67억원에서 지난해 292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돼지를 키우는 ‘EL농장’도 돼지가격 변동성과 사료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농식품모태펀드 지원을 받은 뒤 고비를 넘겼다. EL농장은 농식품모태펀드의 경영컨설팅 프로그램에 따라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투자관리를 맡고 있는 농식품모태펀드가 경영 어려움을 겪거나 성장동력 발굴이 쉽지 않은 농수산 기업들에 유용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펀드 지원을 받은 농수산 업체들은 매출뿐 아니라 고용 역시 신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농금원에 따르면 농식품모태펀드는 2011년 8개 기업 150억원 투자로 시작됐으며 지난해 말 260개 기업 3501억원으로 투자대상과 지원금액이 급증했다. 정책금융인 농식품모태펀드는 농식품 경영업체에 85% 이상 투자되는 등 농식품 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투자기업의 생산기술 수준, 경영 수준 등을 진단하는 등 맞춤형 전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식품모태펀드를 투자받은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모태펀드를 투자받은 기업들의 매출액은 2013년 1조5703억원에서 2014년 1조6271억원으로 3.6%, 고용인원은 같은 기간 2674명에서 3092명으로 12% 늘었다.

농금원 홍성재 원장은 “농식품모태펀드는 과거 보조금, 대출금 지원에서 투자로 바뀌는 농업금융 변화의 한 현상”이라며 “투자제도를 시장 친화적으로 바꿔 가면 향후 정부재정을 대체할 중요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