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 높아질수록 북한 주민 품는 노력해야”

입력 2016-04-17 18:27 수정 2016-04-17 20:49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가 15일 서울 관악구 좋은교사운동 본부에서 ‘2010년대 국제정치와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 제공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 이후 남북관계는 비상 국면입니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때일수록 그리스도인은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북한 주민을 품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서울 소망교회 집사) 서울대 명예교수는 15일 서울 관악구 기독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김진우 임종화)의 본부에서 열린 ‘좋은 교사를 위한 좋은 통일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0년대 국제정치와 한반도 통일’이란 제목으로 강연한 그는 “통일이 힘든 건 경색된 남북관계뿐 아니라 통일을 반기지 않는 ‘주변국의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가 영적 리더십을 발휘해 북한 주민을 품는 일에 앞장서 ‘통일의 구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정세를 설명하며 한반도 분단을 고착시키려는 주변국의 원심력을 약화시키는 게 통일의 핵심이라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의 분단보다 통일이 주변 4개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심어줄 때 이들 국가의 원심력이 약화된다”며 “통일한국 탄생이 주변국의 세력 균형을 깨지 않고 경제·정치적으로 이득이라는 걸 믿게 만드는 게 차기 정부가 펼칠 외교의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나 “국제정치상 통일이 된다 해도 남북주민 간 화합이 안 되면 통일은 오래 갈 수 없다”며 “통일은 기본적으로 체제와 이념이 다른 사람 간의 결합이기 때문에 남북한 주민 교류 등의 구심력 강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 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남북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며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교수는 “소통채널도 없이 긴장상태가 고조된 상황에서 의도치 않은 충돌이 생기면 안 된다”며 “일단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낸 뒤 대화에 나서 구심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윤 교수는 “우리 국민들은 그간 통일을 외치면서도 정작 북한 주민들이 인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는 소극적이었다”며 “이웃사랑을 계명으로 지키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북한 주민을 품는 일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구심력을 키워 통일을 이뤄내면 우리의 영적 리더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나님의 계명을 제대로 이해해 북한 주민을 사랑으로 품는 일이 앞으로 한국교회의 비전이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특강은 오는 22일 강구섭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의 ‘통일독일의 교육통합 사례’, 29일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교수의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로 이어진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