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하고 이 일을 겪었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서로를 위해 살아가세요. 이런 아픔을 당한 사람은 우리가 마지막이길 소망합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15일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귀환을 위한 기도회’에서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가 눈물로 한 당부다.
기도회에 참석한 미수습자 가족들을 대표해 발언한 이씨는 “18살에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됐는데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세월호가 조속히 인양되고, 인양과정에서 단 한 명의 미수습자도 실종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도회는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손달익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김근상 대한성공회 주교 등 목회자들이 뜻을 모아 마련했다. 교단을 초월해 10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순서는 미수습자 9명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9번의 타종을 하고 미수습자들의 사진을 예배당 앞에 진열한 뒤 진행됐다.
‘더 아파하시는 하나님’을 제목으로 설교 한 이 대표회장은 “미수습자 가족들은 아무리 부르짖어도 어떤 소식도 들리지 않는 절망적 상황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감히 그들의 아픔을 안다고,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형편을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하나님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을 때도 그곳에 계셨고 가장 아파하셨다”며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시는 하나님께서 가족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믿음으로 일어나게 되길 소망한다”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김 주교의 인도에 따라 ‘공동 기도문’을 낭독하며 세월호의 충격과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치유,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등을 간구했다.
기도회 후에는 주교좌성당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걷는 침묵행진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세월호 미수습자 하루속히 가족 품에 돌아오길…”
입력 2016-04-17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