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구마모토 여진 일주일간 계속된다”… 5년 만에 ‘규모 6.5’ 강진

입력 2016-04-15 20:39 수정 2016-04-16 00:51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14일 밤 발생한 강진으로 400년 이상을 버텨온 구마모토성의 돌담이 무너져 있다. 일본 3대 성(城) 중 하나인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 때 참전해 선조의 아들을 포로로 잡았던 일본의 무장 가토 기요마사가 1607년 자신의 영지에 건립한 것으로 한반도 출신 장인이 축성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을 둘러싼 돌담은 일본의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AP뉴시스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14일 밤 규모 7의 강진이 일어나 1000여명의 사상자와 수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이후에도 강진이 이어져 피해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기상청은 “향후 1주일간 강진을 비롯해 여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일본 NHK방송 등 현지 언론은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구마모토현 505개 피난소에는 4만5000여명이 여진에 대비해 몸을 피했다. 구마모토시 중심가는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 곳곳에 금이 가거나 간판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 한때 구마모토현 1만6000여 가구에 전기와 상수도 공급이 막혔고 구마모토와 미야자키현 일부 고속도로가 차단됐다. 고속철도 신칸센은 회송 중 탈선하면서 규슈지역 신칸센이 모두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

지진으로 일본 3대 성(城) 중 하나로 꼽히는 구마모토성을 비롯해 국가 중요문화재 9건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구마모토성은 돌담이 100m 정도가 무너졌고 천수각 기와도 일부 훼손됐다.

일본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9시26분쯤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처음 발생한 이후 15일 오후 4시 현재 총 129회의 여진이 감지됐다. 규모 4∼7의 강진이 10여 차례 잇따라 발생하면서 피해 복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0) 이후 가장 큰 규모였고 시간당 여진 발생 횟수도 2004년 주에쓰 지진(규모 6.8), 2008년 이와테·미야기 내륙 지진(규모 7.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일본은 자위대원, 소방대원 5000여명을 투입해 구조와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전 4시쯤에는 주택 잔해에 깔린 8개월 된 여아를 6시간반 만에 구조하기도 했다.

NHK방송은 일본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가 2014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지진이 최대 규모 8.2까지 일어날 수 있는 후타가와-히나구 단층대를 따라 발생했으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일본기상청은 “향후 3일 이내에 규모 5.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40% 이상”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1995년 6400명이 숨진 고베 대지진과 진동이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는 9명으로 700분의 1에 불과했다. 붕괴된 가옥도 고베 때는 10만채가 넘었지만 이번에는 수십채에 그쳤다. 20여년간 부단히 기울여온 지진 방재 대책이 먹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