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랜턴 선교대상’에 박희영 필리핀 선교사

입력 2016-04-17 19:21

‘제5회 스크랜턴 선교대상’을 받은 필리핀 박희영(57·사진) 선교사는 15일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지난 13일 제주 그라벨호텔에서 열린 ‘2016 감리교회 세계선교사대회’에서 이 상을 받았다.

스크랜턴 선교대상은 한국에 온 최초의 외국인 여성 선교사인 메리 스크랜턴과 그의 아들 윌리엄 스크랜턴의 선교 정신을 기억하고 이들처럼 헌신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발굴·격려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박 선교사는 26년간 필리핀에서 복음을 전해 온 평신도 사역자다. 그는 1990년 남편 장대두 목사와 함께 필리핀에 파송됐다. 하지만 장 목사가 2002년 간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혼자 남은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필리핀 앙겔레스에서 원주민 아이따에게 복음을 전했다. 처음에는 도시 주변을 떠도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선교했다. 나중에는 원주민들이 사는 산속까지 들어가 복음을 전했다.

더 깊은 오지 까마칠레로 거점을 옮겼다. 남편은 없고 아이는 둘이나 있었다. 신분도 불법 체류 상태였다. 사실 생계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박 선교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진 돈으로 닭, 쌀 등 먹을 것을 사다가 부족들에게 나눠졌다.

그렇게 시작한 선교가 지금은 많은 열매를 맺었다. 까마칠레교회 테리아교회 등 8개 교회를 개척했고 이 중 5개 교회 예배당을 건축했다. 또 신학생을 비롯한 현지 대학생 25명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비를 후원하고 있다.

8년 전부터는 396㎡(120여평)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해 이를 판 돈으로 고등학생 50여명을 돕고 있다. 목회자 5명을 길러서 파송했으며 이들의 사례비를 지금도 책임지고 있다.

박 선교사는 “선교사로 파송한 인천 옥토교회(손지민 목사)와 재정적으로 돕고 있는 광림교회(김정석 목사) 여선교회, 화성 남양교회(이병칠 목사) 성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아이따 부족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