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입성 ‘물밑 경쟁’ 시작

입력 2016-04-15 21:08
총선 참패 후폭풍에 휩싸인 새누리당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분위기상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당선인 가운데 3선 이상이 41명에 달해 의외의 각축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은 다음달 초 열린다.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5월 30일부터 시작되고 야당과 원 구성 협상도 벌여야 해 시간이 많지 않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두 야당의 협조가 절실해진 만큼 대야 소통 능력이 자격 요건 첫손에 꼽히고 있다.

일단 4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 의원과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투표로 당선된 이군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친박(친박근혜)에선 홍문종 의원이 공개적으로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홍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가지 수순으로 봐서 원내대표를 해야 될 상황이 됐지만 지금 제가 나서야 될 때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유기준 김정훈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새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 업무를 주관하는 막중한 임무도 지게 된다.

전당대회도 최대한 빨리 하기로 한 만큼 이르면 5월 중 치러질 전망이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이 차기 당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의 당권 도전은 당내에서 기정사실처럼 돼 있다. 호남에서 살아 돌아온 이정현 최고위원도 당선 직후 “새누리당에서 제일 먼저 당대표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도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서청원 최고위원의 재도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2010년 7월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전 대표에게 패한 뒤 이듬해 7월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해 대표로 선출된 전례가 있다.

복당 예정인 유승민 의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전당대회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11일 이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겠다”고 했었다. 유 의원이 대표가 되든 안 되든 당에서 실질적인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음 당대표는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뒷받침해야 해 실세형보다는 관리형이 어울린다는 게 중론이다.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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