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당류 섭취 줄이기 모두 한마음으로 나서야

입력 2016-04-17 18:01

당류의 주된 기능은 우리 몸에 기본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지만 정신적인 만족감을 주고 식품의 맛과 향미를 증진시키는 기능도 무시 하지 못한다. 포도당은 우리 몸의 뇌와 신경세포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다. 이렇듯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당이지만 당류의 과잉섭취는 비만, 당뇨병, 심혈관계질환과 같은 만성질환과 충치, 일부 암 발생 위험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건강 관련 기관이나 국가별로 당류에 대한 섭취기준을 발표하면서 단 음식과 첨가당의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영국은 어린이 비만예방을 위해 유리당에 대한 섭취기준을 총 에너지 섭취의 10% 미만에서 5% 미만으로 줄여서 설정하고 탄산음료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등 자국민의 당류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유리당이란 2002년 세계보건기구에서 설탕 등 당류 섭취 낮추기를 권고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로, 가공, 조리 시에 첨가되는 포도당, 과당 등의 단당류와 이 둘이 결합한 설탕 등 이당류의 합으로 꿀, 설탕 및 과일주스를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유리당은 비만과의 연관성을 근거로 모든 음식으로 섭취하는 에너지의 10% 이내로 관리할 것을 권고해왔다. 2015년에는 치아건강과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적인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회원국 사정에 따라 5% 이내로 섭취할 것을 추가로 제안한 바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건강 100세 시대를 맞아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으로 당류 저감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당류 저감화 사업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6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이나(국민건강보험공단),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당류 섭취량을 생각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으로 생각된다.

식약처에서는 우유를 제외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2020년까지 1일 에너지섭취량의 10% 이내로 관리한다고 한다. 이는 과일이나 우유 등을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에서 천연유래 한 당류와 단맛을 위해 첨가된 당류 구분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다.

식약처의 당류 저감계획이 식품 환경이나 우리의 식생활을 고려해볼 때 너무 강력하지 않은가 하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를 보면, 우리도 더 이상 방심할 수 없는 시점에 왔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유를 제외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1일 평균 섭취량은 약 44.7g으로 총 에너지 섭취량의 8.9%에 해당하여 한국인 영양성분 섭취기준 이내이기는 하다. 또한 체질량지수(BMI) 30kg/m2이상의 비만 유병율도 5.8%로서 영국의 28.1%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안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1980년대 비만 유병률이 10% 미만에 불과하였으나,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여 현재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도 유아 및 청소년 계층의 경우, 총 에너지 섭취열량 대비 당류 섭취량이 10∼11%로 증가하였고, 이미 영양섭취기준을 초과한 비율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현재 수준으로 방치할 경우, 식생활이 서구화된 우리나라에서 당류 섭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식약처의 선제적인 당류 저감계획 수립은 국민건강증진을 위해서는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든다.

식약처가 발표한 당류 저감 계획에 따라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면서 식품회사와 각 부처가 협력한다면, 비만 등 만성질환을 예방을 통해 온 국민이 건강 100세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식약처는 지속적으로 우리국민의 당류 섭취량과 비만 유병률을 모니터링하면서 당류 저감 정책의 효과를 예의주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당류섭취 줄이기에 함께 나서야 한다.

임경숙 대한영양사협회장 수원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