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슈 구마모토 강진 반복, 1000여명 대피

입력 2016-04-15 01:20
14일 오후 9시26분쯤 규모 6.4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한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깨진 접시 더미를 정리하고 있다. AP뉴시스

일본 남부에서 14일 밤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가옥 수십채가 무너지고 1000여명이 대피했다고 NHK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26분쯤 규슈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남동쪽 14㎞지역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일어났다. 진원지는 북위 32.7도, 동경 130.8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23㎞로 추정됐다. 이 지진으로 부산과 울산, 경북 포항과 제주 등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됐다.

이어 오후 10시7분쯤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동쪽 9㎞ 지역에서 진도 5.7의 지진이, 15일 오전 0시3분에는 첫 지진이 발생한 지점과 같은 곳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다시 발생했다. 일본에서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지역에 자위대 항공기를 파견하고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전 0시30분 현재 건물 붕괴는 최소 19건, 부상자는 최소 100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지역에서는 건물 타일이 떨어지거나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를 나뒹굴었고 수십 채 가옥이 주저앉았다.

피해 지역에서는 시내 초·중학교 33개교에 쉼터가 개설돼 1000여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구마모토현 기상청 지진 감시 전문가는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신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주일간 이 지역에서 진도 6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인근 지역을 지나는 신칸센 등 열차는 운행을 멈췄다. 가고시마현에서 가동 중인 센다이 원전은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 운전됐다. 진앙지는 센다이 원전으로부터 동북쪽으로 약 120㎞ 떨어져 있다. 일본 기상청은 쓰나미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로 복귀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응급 대응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진 피해자의 구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