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들은 일제히 “4·13총선 결과는 놀랍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새누리당이 의회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했다면서 한국 유권자들이 경기 침체와 북한의 점증하는 핵 위협에 직면한 박근혜정부에 놀라운 타격을 주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선거는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referendum)이자 내년 말 대선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받아들여졌으며,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으로 박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에 직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즉각적인 대외정책 변화는 없겠지만 진보 성향의 야당들이 대화보다 제재에 집중하는 박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전환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새누리당의 과반 확보 실패는 박 대통령에게 큰 충격이라며 박 대통령의 입법 의제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언론은 선거 결과가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이행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NHK는 “박 대통령의 구심력 저하로 정권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며, 이로 인해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 정부와의 합의 이행과 대북 대응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4일 한국 총선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난해 말 (위안부) 합의를 한·일 양국이 책임을 갖고 실행하는 것이 양국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당초 새누리당이 우세하다고 예상됐지만 박 대통령의 정권 운영이 강권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유권자 반발이 예상 이상으로 강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새누리당이 당초 목표한 180석은 차치하고 수도권 전체 의석의 3분의 1도 얻지 못했다”며 “이는 향후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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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박근혜 정부에 놀라운 타격… 조기 레임덕에 직면하게 됐다”
입력 2016-04-14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