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노회찬, 진보정당 ‘첫 3선’ 기염… 정의당, 두자릿수 놓쳤지만 희망 불씨

입력 2016-04-14 21:17 수정 2016-04-14 21:22

야권 분열로 총선 패배를 예상한 유권자들의 ‘소신 투표’ 반사이익을 노렸던 정의당은 겨우 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진보 정당 최초로 3선 의원을 2명이나 배출하면서 희망의 불씨는 살리는 데 성공했다.

정의당은 수도권에서 심상정(왼쪽 사진)공동대표(경기 고양갑), 경남에서 노회찬(오른쪽) 전 대표(창원성산)가 승리하며 지역구 2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경기 안양동안을을 비롯해 나머지 지역구는 단 한 곳도 건지지 못했다. 선거 전 소신 투표로 인해 정당 득표율이 약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으나 이 역시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전체 의석수는 19대보다 1석 늘어났지만 내심 기대했던 두 자릿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간판급 인사들이 분전한 것은 위안거리다. 심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따돌리고 진보정당의 자존심을 세웠다. 심 대표는 정의당 최초의 3선 의원이자 진보 진영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노 전 대표도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됐다. 진보성향 무소속 후보와의 1차 단일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2차 단일화를 연이어 성사시키는 정치력을 선보이며 3선 타이틀을 획득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노 전 대표는 2013년 삼성 비자금 녹취록 공개 사건으로 의원직을 잃은 뒤 기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 아닌 이 곳에 전략공천됐었다.

심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목표였던 두 자릿수 의석 달성에 실패한 데 대해 “정의당에 혹독한 선거 환경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돌풍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이 없는) 원래의 3당 체제였다면 저희가 목표로 내건 교섭단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막판에 녹색바람의 잠식을 차단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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