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구도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승부가 결정 난 지역도 적지 않았다. 표 차이가 불과 수십∼수백표에 그쳐 재검표까지 치르느라 14일 새벽에서야 승부가 결정된 곳도 있다.
새누리당 정유섭 당선인과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가 맞붙은 인천 부평갑의 유권자들은 결과를 기다리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문 후보는 오전 5시까지만 해도 35표 차로 앞서며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투표함에서 운명이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정 당선인이 최종 4만2271표를 획득해 문 후보(4만2245표)를 불과 26표 차이로 눌렀다. 두 사람의 득표율은 소수점 한자리까지 같은 34.2%.
결국 문 후보 측 요구에 따라 선관위는 1400여표의 무효표 재검표에 착수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이 전체 재검표를 요청하자 거부했고, 문 후보 측은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야당 텃밭에 여당 깃발을 꽂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다. 새누리당 정운천 당선인(전북 전주을)은 4만982표(37.5%)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4만871표·37.4%)를 불과 111표 차이로 눌렀다. 야·야가 맞붙은 전주갑에서도 국민의당 김광수 당선인(3만9060표)이 더민주 김윤덕 후보(3만8265표)에 795표 차이로 신승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 야당 대표로 나선 경기 남양주갑에서도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더민주 조응천 당선인은 3만2785표(40.1%)를 얻어 3만2536표(39.8%)인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를 249표 차이로 이겼다. 조 당선인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다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무죄, 검찰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영입해 이곳에 공천했다.
이외에도 강원 원주갑의 새누리당 김기선 당선인(3만1845표)이 더민주 권성중 후보(3만1711표)를 134표 차이로 누르는 등 곳곳에서 피 말리는 승부가 펼쳐졌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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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