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스리그 8강] A. 마드리드, ‘거함’ 바르샤 침몰시키다

입력 2016-04-14 20:37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비센테칼데론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후반 43분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 마드리드)는 유럽 최강의 ‘방패’였다. FC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MSN 라인(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의 파상공격을 막고 또 막아냈다. 잔뜩 움츠리고 있던 A. 마드리드는 공격 기회를 잡자 품고 있던 창으로 ‘거함’ 바르셀로나를 침몰시켰다.

A. 마드리드는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비센테칼데론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 0으로 이겼다. 1차전 원정에서 1대 2로 패했던 A. 마드리드는 합계 3대 2로 4강에 진출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바르셀로나는 볼을 돌리며 공격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쉽사리 A. 마드리드의 진영을 파고들지 못했다. A. 마드리드는 전방을 압박하면서 수비 간격을 흔들림 없이 유지했다. 그러면서 공격수 그리즈만과 야닉 카라스코를 앞세워 날카로운 공격을 전개했다.

그리즈만은 전반 36분 문전에서 사울 니게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려 준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으며, 후반 43분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멀티골을 기록했다.

스페인에서 서민을 대변하는 A. 마드리드는 1960∼1970년대 황금기를 구가했다. 이 기간 동안 네 차례의 프리메라리가 우승(1966·1970·1973·1977), 다섯 차례의 코파 델 레이 우승(1960·1961·1965·1972·1976), 한 차례의 챔피언스리그 준우승(1974) 등을 일궜다.

프리메라리가 양대 산맥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그늘에 가려 있던 A. 마드리드는 2011년 디에고 시메오네(46·아르헨티나) 감독을 영입한 후 유럽의 강호로 떠올랐다. 2013-2014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 시즌엔 8강에 올랐다. A. 마드리드의 가장 큰 힘이 바로 시메오네 감독이다. 그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팀을 이끌며 내부 결속을 강화해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끌어낸다. 지난겨울 A. 마드리드에서 지도자 연수를 한 김학범 성남 FC 감독은 “시메오네 감독은 선수단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그의 한마디에 선수단 전원이 집중한다. 이것이 A. 마드리드가 좋은 성적은 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질식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후 날카로운 역습으로 상대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전술을 선호한다. 이번 시즌 A. 마드리드는 수비가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11골을 넣는 동안 3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16강전에선 PSV 에인트호벤과 1, 2차전에서 각각 0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8강에 올랐다.

한편, 올해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팀은 A. 마드리드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확정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