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 미디어데이 출사표대로… 쌍둥이들 ‘즐거운 야구’로 신바람

입력 2016-04-14 20:37

LG 트윈스 양상문(사진)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즐거운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활기찬 야구로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을 만회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LG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신구 부조화 등의 악재가 겹쳤고, 승부처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정규리그 64승2무78패로 최종 9위를 기록했다. 순위표에서 LG 아래엔 신생구단 kt 위즈 뿐이었다.

올 시즌 초반 LG는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LG는 13일 롯데 자이언츠를 5대 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개막전부터 5승4패를 기록해 3위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오름세를 탔다. 연장전이나 1점차 상황에서도 쉽게 지지 않는 모습이다.

올 시즌 LG는 9경기 중 6경기에서 1점차 또는 연장전 승부를 펼쳤다.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는 모두 끝내기로 한 점차 승리를 쓸어 담았다. 양석환과 이병규가 연장전에 각각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승리를 이끌었다. SK 와이번스와의 3연전에서는 스윕을 당했다. 하지만 모두 1점차 패배였다. 연장전에서 아쉽게 결승점을 내주거나 점수를 크게 뒤진 상황에서 추격했던 경기였다. 3연패에서 탈출한 12일 롯데전도 연장전 승부였다. LG는 10회말 1사 만루에서 정주현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12대 11로 이겼다.

LG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베테랑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서상우는 SK전에서 첫 홈런을 기록하더니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해 이병규의 빈자리를 메우기도 했다. 양 감독은 선발 라인업이 아니더라도 젊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출전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형종도 눈에 띈다. 이형종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12일 롯데전에서는 2안타를 때려내며 타자로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구 조화도 돋보인다. 정주현 안익훈 이천웅 등이 꾸준히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박용택, 이병규, 루이스 히메네스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박용택은 노련미를 앞세운 도루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가 하면, 히메네스는 시원한 홈런포로 타점을 쌓고 있다.

LG는 마운드 전력을 끌어올려 올 시즌 ‘즐거운 야구’에 활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헨리 소사, 우규민, 류제국 등 기존 선발진 외에 임찬규, 이승현 등 젊은 투수들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