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은 질병의 예방부터 치료 과정, 치료 후 모니터링까지 모든 의료행위에서 필요한 필수 요소입니다. 앞으로 진단의 가치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한국로슈진단 리처드 유(Richard Yiu) 대표는 “태아의 다운증후군 판별 여부 검사부터 각종 암 선별검사까지 진단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며 “여전히 진단이 갖고 있는 가치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슈그룹은 1896년 설립돼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매년 매출의 19.5%(약 11조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로슈진단은 로슈그룹의 진단사업부로, 전 세계 체외진단(IVD) 분야 선두업체로 평가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질병의 예방, 조기발견, 진단, 치료 및 모니터링을 위한 광범위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로슈진단 조직진단사업본부장을 거쳐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 취임 1년을 맞은 리어드 유 대표. 그는 한국과 중국의 의료환경 차이점에 대해 “중국은 의료시설이나 환경이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지역 의료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의료인들의 수준이 높아 국민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어떻게 혁신적인 의료솔루션을 신속하게 정착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며, 진단 분야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로슈진단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조기발견을 위한 혈액검사기, 패혈증 진단기, 자궁경부암 검사 진단기 등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로슈진단이 중점을 두는 사업이 ‘동반진단’분야다. 허셉틴은 유방암, 위암 환자의 15%, 잴코리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3% 정도에만 투여가 가능하다. 회사는 이들 표적항암제로 치료 가능한 환자를 선별하는 동반진단검사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는 “특정 암유전자 변이 환자에게만 사용 가능한 표적항암제 치료 효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용 대상 환자 선별을 위한 동반진단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키트루다나 옵디보와 같은 면역항암제 환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도 동반진단의 필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면역항암제 선별을 위한 진단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가 표방한 한국로슈진단의 경영 모토는 ‘개방된 문화(Open Culture)’다. 이와 관련 최근 로슈진단은 ‘HearRo(I hear you, Roche)’ 캠페인 추진 중이다. 이는 ‘경청과 존중’으로 직원 모두가 히어로가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유 대표는 최근 삼성이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을 담은 전략을 발표한 것을 예로 들면서 “우리 회사도 직급에 영향을 받지 않는 토론과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한 기업 문화를 목표로 한다”며 “회의시간에 항상 상급자만 이야기하고 하급자는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직원이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새로운 회의문화와 존중 문화 캠페인을 적극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암과의 동행-인터뷰] 리처드 유 한국로슈진단 대표 “저평가된 진단의 중요성 널리 알리겠다”
입력 2016-04-17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