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민심은 13일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4·13총선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던 야권의 ‘텃밭’ 싸움은 전체 의석(28석)의 과반 이상을 가져간 국민의당의 승리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을 방문해 대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까지 거론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민심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전체 28개 의석 중 23석을 차지해 야권 적통 경쟁에서 압승했다. ‘심장부’ 광주(8석) 의석을 석권했고 전남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박빙 지역으로 분류됐던 전북에서도 승리했다. 광주시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국민의당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상승세였다”며 “문 전 대표의 방문은 거의 효과가 없었다. 오든 안 오든 시민들은 무관심했고 ‘뭣 하러 온대’라는 반응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측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압승은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있는 호남이 제1야당을 심판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은 항상 전략적 투표를 했다. 야당이 난립해도 표를 한쪽으로 몰아줘 그쪽에 힘을 실어줬다”며 “국민의당의 ‘제1야당 심판론’이 먹혀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박지원 주승용 의원 등 국민의당 호남 현역 중진의원 거의 전원이 민심의 선택을 받았다.
광주에서 유일한 열세 지역이었던 광산을에서도 현역인 권은희 의원이 이용섭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더민주는 호남 지역 전체에서 3석가량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전남북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선전이다. 전북 전주을의 정운천 후보, 전남 순천의 이정현 후보는 야권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 패색이 짙어 보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호남이 국민의당을 선택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시작될 야권 주도권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은 호남 지지를 바탕으로 야권의 ‘적자’임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제1야당의 위치를 수성한 만큼 호남 패배에 큰 의미를 두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구도가 된 셈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타 지역 선거 결과를 통해 국민의당이 보수층의 지지도 끌어올 수 있다는 게 입증된 만큼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국민의당이 쥐는 게 맞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관련기사 보기]
광주 석권·전남 압승… 국민의당 환호성
입력 2016-04-14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