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민의당이 13일 대선 전초전 평가를 받는 제20대 총선에서 현재 의석(20석)을 상회하는 의석을 확보하며 선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둬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의 야권 대권 후보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기세다.
안 대표는 총선 준비 과정에서 누차 “지금 머릿속에는 오로지 국민의당이 자리를 잘 잡는 것밖에 들어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대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약진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대표의 대권 가도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국민의당의 유일한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당에서는 호남 전체 의석(28석) 중 20석 이상을 확보하면서 더민주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수도권에서 많은 당선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1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를 다수 배출했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대표가 야권 연대를 거부하고 당 리더십을 확고히 다지면서 대폭 하락했던 당의 전국 지지도가 총선 직전 반등했다”며 “이게 유력 대권 주자의 힘”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문 전 대표보다 표의 확장성 면에서 우위에 섰다고 본다. 총선 결과를 놓고 보면 대선에서 보수층의 표를 가져와 ‘51%’를 획득할 수 있는 후보는 안 대표라는 얘기다. 게다가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호남 방문에서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대권)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고 언급하며 대권 불출마와 정계 은퇴까지 시사했다.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하면서 안 대표의 입지는 공고해진 반면 문 전 대표의 입지는 위태로워졌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은 안 대표에게 좀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전 대표 외에 다른 유력 대권 후보가 등장할 경우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센터장은 “문 전 대표의 정치적 선택이 안 대표의 대선 가도에 가장 큰 변수”라며 “문 전 대표가 호남 패배에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경우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김부겸 전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안 대표에게 강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민주 관계자는 “국민의당 대권 후보는 안 대표뿐”이라며 “경쟁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안철수 ‘대권 꿈’ 살아나다
입력 2016-04-14 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