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실시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구조사가 맞아 떨어졌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개표율 56%를 기록하고 있는 오후 11시 현재,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30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의석 포함 118석,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은 5석, 무소속은 11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방송 3사가 내놓은 출구조사(표 참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오후 11시 현재 개표 결과 예상되는 의석수는 모두 3사의 예측 범위 안에 있다. 14일 새벽 최종 결과가 나오면 의석수 현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이 구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표 현황이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은 방송사마다 예측 의석수 범위를 넓게 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구조사는 3사가 공동으로 했으나 방송사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해 예측한 의석수는 서로 달랐다. 예측인 만큼 수치를 특정하지 않고 최소∼최대 의석수 범위를 제시했다. 가장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새누리당에 대한 최소∼최대 의석수 범위는 20석 안팎의 격차를 보였다.
방송 3사가 두루뭉술하게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 총선이 그만큼 박빙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빙승부가 많은 접전 지역에서는 출구조사와 다른 개표 결과가 나오는 일이 종종 생긴다. 여기에 19대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출구조사의 실패에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도 분석된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른 예측치가 크게 빗나갈 경우에 대비해 이른바 ‘보험성’ 예측을 넉넉한 범위 안에서 내 놓은 셈이다.
사전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도 예상 범위를 좁힐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총선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한 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더더욱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 지난 8∼9일 진행된 사전투표 투표율은 전국에서 12.2%에 이르렀다. 전체 투표율이 58.0%에 이른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차지하는 비율이 21.03%나 된다. 사전투표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예측치를 제시하기는 힘들었다.
출구조사는 이렇게 이뤄졌다. 한국방송협회와 방송 3사로 구성된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KOREA ELECTION POOL)가 253개 모든 지역구의 2500개 이상의 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투표 시작 직후인 오전 6시부터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5시까지 11시간 동안 계속됐다. 1만2500여명의 조사원과 500여명의 감독관이 투입됐다. 조사원들이 투표소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투표자 5명마다 한 명씩 골라 투표 결과를 조사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출구조사는 투표자의 약 3%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를 토대로 최종 투표 결과에 근접하도록 계산해내는 건 까다롭고 복잡한 일이다. 특히 총선은 대통령선거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달리 후보자가 많고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등 변수가 많다.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의 당선 여부는 물론이고,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47명의 당선 수치를 함께 예측하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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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