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정덕환 <17·끝> “장애인 고용 기반 ‘행복공장’ 확산에 더욱 헌신”

입력 2016-04-14 20:36
파주 에덴선교교회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는 정덕환 장로. 정 장로의 사명은 이 땅의 중증장애인 일터 마련을 위해 더욱 헌신하는 것이다. 강민석 선임기자

에덴하우스와 중증장애인 사회적기업 ‘형원’을 운영하면서 나의 관심은 온통 ‘장애인 고용증대’에 집중됐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외친 것이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중증장애인은 95만명이다. 이 중 직업을 가진 장애인은 24%이고 평균임금은 23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나는 이 문제를 장애인 관련 행사나 정부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앵무새처럼 부각시켰고 관심을 유도했지만 언제나 한계에 부닥치곤 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아예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에 용역을 주어 ‘중증장애인 평생일터 행복공장 모델화 연구’라는 연구보고서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23일, 행복공장 만들기 운동본부가 에덴복지재단에서 출범할 수 있었다. 우리 운동본부의 슬로건은 ‘해피 드림 잡(Happy Dream Job)’이다. 장애인과 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 만들기 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조성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4대 비전으로 직업복지, 착한소비, 사회통합, 생명존중을 제시하고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북한, 아시아, 전 세계의 장애인 생산시설 확산을 위해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 일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잘 진행되리라 믿는다.

아직 한국의 장애인 고용 현주소는 초등학교 수준이다. 행복공장추진본부는 전국 곳곳에 장애인이 마음껏 일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어 더 이상 시혜적 대상의 장애인이 아니라 일을 하고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 발돋움하도록 돕고자 한다.

이제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하니 에덴을 설립해 33년간 운영해 오면서 우리를 도와주신 수많은 분의 사랑과 수고가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분들의 헌신과 지원이 없었더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미미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이나 때론 절망의 나락에서 허우적거릴 때 주님은 언제나 내 손을 잡아주셨다. 나는 이제 끝이라고 생각해도 결국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었다. 내가 가장 절망스러웠을 때가 결국 주님을 가장 뜨겁게 만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나의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은 찬양이다. 얼굴만 살아 있는 내 몸에서 주님을 향해 찬송을 드리면 그 가사 내용들이 나의 신경을 다시 살아나게 하듯 기쁨과 감사가 솟아난다. 찬양은 ‘곡조 있는 기도’란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찬양을 마음껏 드리며 주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게 된다. 올해 70세이지만 나는 아직 현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오히려 할 일이 더 늘어나고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아직도 몸은 고통스럽고 도움을 받아야 움직이는 나지만 이런 나를 써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큰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

그사이 에덴하우스와 형원은 ISO 품질경영 및 환경경영 시스템을 획득하고 장애인복지시설의 모델을 제시한 결과로 유엔 국제노동기구(ILO)에 최초로 등록된 기쁜 소식이 있기도 했다. 우리는 말 그대로 ‘행복공장’인 셈이다.

앞으로도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이 땅의 모든 중증장애인이 하나님을 만나고, 직업을 갖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여러분 모두가 기도로 응원해 주시길 특별히 부탁드린다. 아울러 경기도 파주의 에덴이 생산적 복지의 산실이자 장애인 선교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 할렐루야. 아멘.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