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에 AR·VR쇼… 로봇도 출동 ‘눈길 잡기’

입력 2016-04-13 18:00
지상파 방송 3사가 화려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선거 방송 경쟁에 나섰다. 증강현실(AR)쇼 등을 선보인 KBS. KBS 제공
3D 기술까지 동원된 영상 ‘총선 삼국지’로 재미를 더한 SBS. SBS 제공
로봇 스크린을 활용한 MBC의 선거방송 스튜디오 모습. MBC 제공
제20대 총선이 진행된 13일 지상파 방송 3사는 개표 방송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기 위해 방송사마다 디지털 기술을 십분 활용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기, 360도 회전 디스플레이,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KBS는 1TV에서 오후 3시부터 개표 방송을 시작했다. KBS는 디지털 영상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출구조사 결과와 실시간 개표상황을 보여주는 대형 화면 ‘K-월(Wall)’을 준비했다. KBS 관계자는 “폭 24m, 높이 4m의 K-월로 확인되는 개표 상황은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방불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려한 모습으로 시선을 잡는 AR쇼도 등장했다. 총선 개표방송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사당 로텐더홀 등에서 실시간 투개표 정보를 AR쇼로 전달했다. 멀티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K-터치(Touch)’ 존, 특수 입체영상 시스템인 K-모션(Motion)’ 등을 통해 디지털 선거방송에 집중했다.

KBS는 이번 선거방송에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TV뿐 아니라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 네이버를 통해 실시간 개표상황을 중계했다. 진행은 박영환 앵커 등 KBS 아나운서들이 맡았고 김형준 명지대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 김석호 서울대 교수,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해설에 나섰다.

MBC의 선거방송에는 ‘로봇’이 등장했다. 초당 2.5m 속도로 움직이는 이 ‘로봇 스크린’은 가로 19m, 세로 5m의 거대한 LED 기기다. 95인치 디스플레이 두 대가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하면서 입체적인 영상으로 개표 과정을 전했다.

스튜디오에는 VR 기기를 활용해 국회 본회의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M존’을 꾸몄다. 쌍방향 터치테이블 등을 통해 전국 100여곳 선거사무소와 투표소를 연결해 후보자와 유권자 반응을 실시간 생중계했다.

MBC는 모바일 개표 방송에도 적극 나섰다. MBC 뉴스 앱을 통해 내가 사는 지역, 관심 지역의 현재 개표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관심 지역의 예측 당선 확률을 직접 계산해볼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SBS는 화려한 디지털 기기를 동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미’를 추구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달리는 후보들’을 CG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던 SBS는 이번에도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선거방송에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대표들이 등장하는 ‘총선 삼국지’라는 영상이 등장했다. 사극풍의 실사 촬영, 3D 지도 등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SBS는 “다양한 CG와 그래픽은 지난 대선보다 업그레이드됐다”고 자평했다.

SBS는 지난 8일부터 카카오톡과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SBS 국민의 선택 프롤로그’ 방송을 해 왔다. 전원책 변호사, 정봉주 전 국회의원 등이 참여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온라인 개표방송 객원 논객으로도 등장했다.

전 변호사는 “민주주의의 첫 번째 방법인 다수결, 그걸 가동하는 선거는 정말 재밌는 축제다. 나와 정 전 의원이 선거가 재미있는 것이라 알려주고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