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뭉쳐야 산다”… 브랜드 집합시킨 ‘편집숍’ 대세

입력 2016-04-14 04:02
국내 화장품 업계가 자사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선보이는 ‘뷰티 편집숍’에 집중하고 있다. 위쪽부터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LG생활건강 ‘네이처 컬렉션’, 에이블씨엔씨 ‘뷰티넷’. 각 업체 제공·뉴시스

국내 화장품 업계가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자사 화장품 브랜드를 한데 모은 ‘뷰티 편집숍’을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뷰티 편집숍 시장을 선점한 아모레퍼시픽은 차별화 전략으로 우위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미샤’로 유명한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뷰티 편집숍 ‘뷰티넷’ 1호점을 열었다. 뷰티넷은 미샤뿐 아니라 어퓨 스위스퓨어 등 에이블씨엔씨의 뷰티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선보인다.

앞서 LG생활건강도 올해 들어 편집숍 ‘네이처 컬렉션’을 확대하고 있다. 비욘드 더페이스샵 CNP 이자녹스 수려한 등 LG생활건강 프리미엄 브랜드를 한곳에 모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이달 말까지 매장을 1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이미 2004년과 지난해 각각 보떼와 투마루 등 편집숍을 선보였다. 하지만 브랜드 특색을 크게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인 데다 매장 수도 늘리지 못해 인지도 면에서 뒤처져 있다. LG생활건강 네이처 컬렉션에서는 ‘자연주의’라는 보다 명확한 콘셉트를 세우고 브랜드를 입점시켜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을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 프리미엄 화장품 사업부문과 더페이스샵을 함께 맡아오던 배정태 부사장이 더페이스샵 자리에서 물러나며 네이처 컬렉션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보떼와 투마루 등으로 선보였던 편집숍 매장을 네이처 컬렉션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뷰티 편집숍은 한 회사의 여러 뷰티 제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통 채널로 꼽힌다. 특히 단독 매장을 내기 어려운 론칭 초기 브랜드들이 안정적으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될 수 있다. 백화점에 입점된 고가 브랜드 대신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이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충성도가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높은 편이고 자사 제품끼리 모아놨기 때문에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뷰티 편집숍으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곳은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 아리따움을 처음 선보였고 현재 전국 1300여 매장에서 자사 아이오페 마몽드 라네즈 한율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을 모아 운영 중이다. 이미 ‘아리따움’이라는 브랜드가 뷰티 편집숍 대표 대명사로 불릴 만큼 매장 수가 늘어났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 등 차별화를 통해 수익 측면에서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타사와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매장 수를 크게 늘린 만큼 매장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강남에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를 듣고 체험할 수 있는 ‘VR(가상현실) 360도 영상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