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는 해외 기관들의 평가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한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2%대 저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IMF가 한국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3.2%, 지난 1월 2.9%에서 6개월 사이에 0.5% 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도 지난 1월 3.2%보다 0.3% 포인트 낮은 2.9%로 수정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2%, 3.5%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지난달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2.5%로 낮췄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진단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낙관적인 전망으로 일관하고, 정치권은 딴지만 걸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1%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으로 전망한 근거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거시지표와 펀더멘털, 수출 구조 및 대상국 다변화,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 내재화된 북한 리스크 등을 꼽았다. 그동안 한국 경제 사령탑들의 입을 통해 수없이 들어온 내용이다.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한 유 부총리와 해외 기관들의 시각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 부총리가 너무 안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유 부총리는 국내외 경제의 호재와 악재를 면밀히 점검해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치권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야는 국민경제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정쟁만 일삼았다. 정부와 경제계가 경제·민생법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해도 정치권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은 이번 총선 유세장에서 민의가 무엇인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19대 국회의원들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과 노동개혁법안 등을 처리하고 입법 활동의 장애물인 국회선진화법을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직무를 방임하면 안 된다.
[사설] 비상등 켜진 경제… 19대 국회 민생법안 처리해야
입력 2016-04-13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