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對中 수출 ‘왕훙<스타 블로거>’으로 넘어라

입력 2016-04-13 19:43
현재 중국 최고의 인기 왕훙으로 불리는 파피장. 그녀는 지난달 중국 기업들로부터 1200만 위안의 투자자금을 유치해 왕훙의 파워를 과시했다. 바이두, 유안타증권 제공
‘왕훙(網紅)을 잡아라.’

지난달 중국 여성 파피장은 유명 콘텐츠 기업 뤄지스웨이 등 4곳으로부터 총 1200만 위안(약 22억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중국 재벌 2세 왕쓰충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진 쉐리는 지난해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티몰에서 여성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해 1억 위안(176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두 여성은 모두 유명 ‘왕훙’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한국경제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의 새로운 경제 트렌드로 부상한 ‘왕훙 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왕훙이란 온라인상 유명인사를 일컫는 말로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영향력을 지닌 블로거를 의미한다.

13일 코트라와 유안타증권 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중국에서 인터넷 및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과 동영상 생중계 기술 발전으로 1인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면서 왕훙이 등장했다. 중국에서는 왕훙이 자신의 콘텐츠를 활용해 팔로어의 소비력을 자극,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아예 ‘왕훙경제’로 명명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투자은행 중 하나인 궈타이쥔안증권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왕훙경제가 의류 분야에서만 1000억 위안(약 18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이는 온라인 의류 쇼핑시장 전체의 17%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왕훙의 활동영역이 패션 분야를 넘어 온라인 게임, 여행, 아기용품 등까지 확대되면서 왕훙경제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11월 11일)에 왕훙이 운영하는 온라인 점포 수십 곳은 2000만(약 35억원)∼5000만 위안(약 88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2014년 광군제 티몰 판촉행사일에는 의류복장 분야에서 매출액 톱10 온라인 점포 중 7곳이 왕훙 점포였다.

왕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는 등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이끌며 제품 판매 프로세스와 업계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왕훙은 올해 중국에서 가장 뜨거운 경제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다.

코트라 청두무역관은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상품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온라인에서 얻는 등 왕훙의 발언이나 추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매우 높다”며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왕훙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